본문 바로가기

내가 읽은 책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

열정은어떻게노동이되는가한국사회를움직이는새로운명령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지은이 한윤형 (웅진지식하우스, 2011년)
상세보기



  "열정"  이 얼마나 가슴뛰면서 동시에 흔해빠진 말인가. 아마 현재 우리 20대들에게 가장 흔해빠진 단어들을 나열해보라고 하면 "사랑", "열정", "희망" 이따위 단어들일 것이다. 문제는 말은 흔해빠졌지만 그 말들이 진짜 "존재"하지 못하는게 문제지만.

  우리는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열정 넘치는 존재가 되어야만 한다. 하다못해 새내기들이 막 들어온 2월 말부터 3월 초도 우린 열정이 넘치는 존재여야 한다. 술 먹을 때도, 게임을 할 때도, 교수님과의 OT에서도, 그리고 수강신청을 위해 광클을 할 때마저! 

  하지만 아이러니한 점이 있다. 열정적이긴 열정적이어야 하는데 이 열정이 과도해도, 부족해도 안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책의 저자는 '열정', '젊음', '도전'과 같은 이 행사를 수식하는 단어들의 용법이 바로 그것이다. 이 다어들은 행사를 통해 얌전히 '길들여'진다. 열정은 넘치지 않아야하고, 도전은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젊음은 무모하지 않아야 한다. 이 무슨 야생 호랑이를 야생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조련사가 훈련하는 말인가! 하지만 정말 그렇다. 우리를 가로짓는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넘치지 않아야 하고, 인정받을 수 있어야 도전이고, 무모하지 않아야 젊음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찌질이, 잉여일 뿐이다. 

  뭐 결론적으로 이 책에 대해서 짧게 소개를 하자면,

  이 책은 우리 청년들에게 강요되는, 그리하여 자발적으로 행하게 되는 '열정'의 근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작가들은 말한다. "여전히 문제의 핵심은 노동구조이다.", "다른 방법이 없을 때,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일은 기껏해야 반복"이다. 그러나 그것은 관성적이고 습관적인 반복이 아닌, 사태를 직시하고 모든 곤경을 끌어 안는 그런 반복이다. 그러한 반복 속에서 우리의 역사는 다시  진행될 것이다. 미워도 다시 한번, 사랑과 열정을 그대에게!

  책의 목차만 봐도 알겠지만 저자들이 다양한 케이스를 제시함으로써 사례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현재의 비정규직, 노동, 청년실업에 대해 대충이라도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청년 비정규직 노동에 대한 핵심을 그릴 수 있다고 해야 하나. 특히 통통튀는 예시드를 제시하므로써 어렵지 않게 우리 청년대학생들의 문제를 고민할 수 있게 된다. 흔히 노동하면 경제나 정책이 떠오르게 되고, 그와 동시에 어려운 말들이 쏟아져 내리는 공포증(?)이 오기 마련인데 이 책은 말그래도 내 옆에 친구들의 에세이를 읽는 기분이랄까? 한마디로 쉽고 재미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짧은 호흡과 산만한 느낌이 든다는 점? 아마 이 작은 책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나가자니 이렇게 된 것 같다. 하기야 우리나라의 노동구조, 사회구조, 특히 청년 비정규직 노동만큼 복잡한게 어디있을까. 단순히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니 말이다. 

이렇습니다. :D

  책을 읽고 나서의 나의 생각? 저자들이 또 간단하게 말을 해뒀다.

  우리는 정치가 불가능하지만, 한편으로는 불가피한 세상을 맞이하는 중이다. 옛 속담을 비관적으로 비틀자면, 호랑이에게 물려 갈 때 정신을 차린다고 산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한두 번의 기회는 더 주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 말그대로 요즘엔 10대건, 20대건 뭔가 행복해서 방방뛰는 이들이 흔해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은 특이하고 특별하다. 오죽하면 이런 사람들이 내는 책들도 있지 않은가! 언제부터 '행복', '기쁨'이란 말들이 계급적으로 나뉘어지고 계층적으로 나뉘어져 소수인들만 누리는 말들이 되었던 것일까. 에라이, 누가 주지도 않는 행복, 기쁨 이런 단어들 까짓껏 쟁취하자! 원래 아쉬운 사람이 하는거다 모든 것들은!

  내 문제에 대해서 똑바로 얘기하고(불만토로!), 그리고 고쳐지지 않으면 우리가 고쳐버리자! (도전! 맞짱!)
마침 곧 총선도 있다고 하니 이만하면 좀 싸우기 수월한 시기가 아닐지?
여기저기 정당들에서 청년비례대표도 뽑는다고 하니 그 사람들의 면면을 보고 당선시켜보자. 내가 정당에 못들어가니 그 치들이라도 해야지:) 그리고 밖에 있는 우리는 뭐하냐고? 뭐하긴~ 열~심히 또 불만토로하고 맞짱 뜰 준비를 해야지:) 으하하하
 

'내가 읽은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7년의 밤  (0) 2014.10.10
지금이 나는 더 행복하다.  (0) 2013.11.28
피로사회  (0) 2012.08.31
다큐멘터리 만화 시즌1, 사람사는 이야기  (0) 2012.07.02
울기엔 좀 애매한  (0) 2012.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