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는 자신의 손끝에서 깜빡거리는 담뱃불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인생과 그 자신이 일치하는 자가 얼마나 될까. 삶 따로, 사람 따로, 운명 따로, 대부부은 그렇게 산다.
"이전 게임을 복기해서 패인을 찾아내는 사람, 게임의 판을 읽고 흐름을 조율하는 사람, 타석에 들어선 타자를 분석하고, 행동을 예측하고, 승부할 시기와 수를 판단하는 사람, 온몸으로 홈 플레이트를 사수하는 사람, 그게 포수지. 그리고 난 열두 살 때부터 포수로 길러진 사람이고. 야구를 그만두면서 그 본능을 잊고 살았네. 내 인생에서 승부를 걸 일은 더 이상 없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생략)"
7년간의 밤이 그러했듯이. 책을 모두 읽은 뒤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도 마음이 답답하고 무겁다.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다.
잠수를 하러 숨을 참고 물 속에 들어 갔을 때,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숨을 참은 그 마지막. 나오기 전 그 가슴의 옥죔, 답답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결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은 "예스"라고 할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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