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율사회의 부정성은 광인과 범죄자를 낳는다. 반면 성과사회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
'분노는 어떤 상황을 중단 시키고 새로운 상황이 되도록 만들 수 있는 능력이다. 오늘 날은 분노 대신 어떤 심대한 변화도 일으키지
못하는 짜증과 신경질만이 점점 더 확산되어간다. 사람들은 불가피한 일에 대해서도 짜증을 내곤 한다.'
'해야한다'의 사회에서 '할 수 있다'의 사회로의 변화.
'해야한다'의 사회에서는 우리는 타자에 의해 억압되고 그 억압하는 타자에 대해서 분노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분노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하지만 '할 수 있다'의 사회는 자발적인 나의 의지에 의해서 움직여 나간다. 이 미친 교육시스템에서 위로, 조금더 위로 올라가 상위권 대학을 가는 것도, 그 대학에 들어가 나 자신의 스펙을 쌓아가는 일도 '할 수 있는'것이다. 할 수 없는 자는 그저 루저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사회에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누구일까. 정말 나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님 이것또한 그 누군가의 강요인가.
자본주의 안에서, 이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나에게 할 수 있다고 달콤하고 끈적끈적한 목소리로 말하는 이는 정말 나의 자아인가 아닌가.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우라고 누군가 시켜서 그 독을 채우려고 하는 일이나, 내가 그 독을 채우고자 마음먹고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채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그 독은 밑빠진 독일 뿐이다. 계속해서 밑빠진 독에 물을 넣는 것은 마찬가지다. 밑빠진 독은 수리하거나 버리고 다른 독을 사와서 채워야 하는게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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