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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오늘은 5월 18일

내일 광주로 간다. 오늘은 5월 18일이다.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다. 당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정도로 휘청휘청하고 있고 아무것도 모르는 나같은 평당원도 다른 당원을 만날 때 저사람은 어디사람이냐고 묻는, 듣는 일이 다반사다. 참으로 어이없고 속상한 일이다. 언제부터 너와 나의 구분이 먼저였던 것일까. 한줌되는 사람들끼리 '우리'사람이라고 느끼며 서로 손잡고 힘내서 나아가기에도 너무나 할 일이 많은 이 시기에 말이다.

학교라는 곳도 그렇다. 학점도, 연애도, 돈도 모두 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 학점을 잘 받기 위해선 공부만 하고 싶지만 그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400만원 가까이 되는 등록금을 바쳐야 한다. 장학금 받으라는 말은 이제 그만 듣고 싶다. 도대체 그 장학금이라는 것은 얼마나 공부를 잘해야, 얼마나 내가 가난해야 온전히 4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나도 받아봐서 아는데...'라는 말은 이제 그만 하시라. 지겹다. 연애가 쉽지 않은 것은 뭐 선조들도 아는 일이니 여기서 더 말하지는 않겠다. 

아무튼 뭐든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없다. 무엇하나 즐거운 일이라곤 없다. 도대체 사람이 얼마나 더 죽어야 이 나라 정부는 들여다 보는 것일까. 벌써 스물 두번째다. 쌍용차는 해고만 할 줄 알고 협상내용을 지킬 줄은 모른다. 이 나라 재벌들은 해고만 할 줄 아는 것 같다. 얼마나 무서울까. 스물 한번째 희생자가 나왔을 때 스물두번째는 제발 막자고 했었던게 기억난다. 도대체 해고자 분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32년 전 광주에서는 오늘, 계엄령에 반해 전남대생들을 필두로 싸움이 시작된다. 이 거룩한 싸움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졌다. 그것도 무참하게 졌다. 무자비하게 졌다. 하지만 역사는 이 싸움을 실패했다고 하지 않았다. 승리했다고 했다.

나는 지금 승리하고 있는가 실패하고 있는가. 역사는 나를 승리했다고 말해줄 것인가. 사실 잘 모르겠다.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올 땐, 지금처럼 심란하지 않길 바란다. 치열하게 나도 싸우고 돌아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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